한남 파킨 pakin
연말이 다가오면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회식비 소진! 얼마 안 되는 티끌 같은 돈이지만 얼마나 소중한지. 평소 회식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 팀은 항상 회식비가 남는다. 누가 퇴사하거나 입사해야 간신히 점심 회식 정도 하는 편. 올해 잔여 회식비를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잔여 회식비를 이대로 날릴 수는 없지.
바로 팀원들과 날짜를 잡고 예약 가능한 와인바를 찾았다. 아직 본격 연말은 아니라 그런지 자리가 제법 남아있는 느낌.
파킨은 한강진역 근처에 위치한 내추럴 와인바다.
이전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름은 종종 들어본 기억이 있다.
사실 파킨에 갔던 날 정말 역대급으로 추워서 외관 사진을 찍은 게 없다... 아쉽.
맥심 플랜트 뒤쪽 어딘가에 있는데 골목 안 쪽으로 한번 더 꺾어 들어가는 곳에 위치해 조용한 분위기였다.
가장 먼저 주문한 한우 타르타르.
타르타르는 기본 2피스인데 우린 인원이 셋이라 하나 추가해서 3 피스를 받았다. 핑거푸드라는데 너무 흘러서 좀 먹기 힘들었다. 본격 흡입 전 입맛 돋우기에 아주 딱인 느낌.
내추럴와인은 가격대가 좀 있는 편으로 9-10만원대부터 시작이었다. 우리는 레드 중에 가장 저렴한 걸로 골랐는데 이것도 9만 얼마였던 기억. 묘하게 탄산이 느껴져서 되게 특이하다 생각하며 마셨다.
이건 무슨 뇨끼였는데...
추가금을 내면 트러플을 추가할 수 있었다. 물론 추가했다. 회식비니까^_^
좀 특이하게 생겼는데 겉 표면은 파마산치즈로 거품을 낸 거라고. 안쪽에는 귀여운 뇨끼들이 숨어 있다. 이거 아주 맛있었다.
바지락 무슨 파스타였...는데 이름이 다 기억이 안 난다.
메뉴판조차 찍지 않는 나란 사람. 이러고도 블로그 포스팅을 하겠다는 정성이 갸륵할 뿐.
여튼 굉장히 짭짤하고 중간중간 바지락이 숨어 있는데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다. 면이 굵어서 약간 우동 먹는 것 같았는데 맛은 좋았다.
그리고 와인을 마시다가 안주가 모자라 추가한 목살 무슨 무슨 메뉴. (이제 익숙..)
숯불에 구워야 해서 조리 시간이 20분 넘게 걸린다고 하셨다. 어차피 와인 마시면서 수다 떨고 있으면 20분 쯤이야 금방이니 오케이 하고 주문했다.
목살인데도 정말 부드럽고 겉에 뿌려진 마늘 후레이크 같은 것들이 맛을 돋우는 느낌. 얘를 먼저 시켰어야 했다. 배 부른 친구들이 많이 못 먹더라구..
위에 목살 구이가 시간이 좀 걸린다기에 우선 뭐라도 집어 먹으려고 고구마 튀김을 주문했다.
감튀처럼 길쭉한 모양을 예상했는데 작고 얇은 칩스였다. 근데 이게 이제 끝도 없이 손이 가는 그런.... 이걸 제일 많이 먹은 것 같다.
쉽게 피로해지는 목요일의 직장인은 여기까지만 야무지게 먹고 집에 가기로 했다.
너무 추운 날이라 음식이 빠르게 식는 게 느껴져서 안타까웠지만 대체로 안주도 맛있고 와인도 나쁘지 않았다. 여럿이서 조용하게 모임 하기 좋을 것 같은 곳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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