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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치우미 후기 : 방문탁묘업체 이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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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치우미 : 방문탁묘업체 이용 후기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행을 가게 되면서 거의 9일이나 집을 비워야 했다. 우리 야옹이랑 살면서 이렇게 오래 집을 비워본 적은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여행을 가더라도 길어야 5일이었고 중간에 한두번 친구가 집에 방문해 화장실도 치워주고 이것저것 케어해주고 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기간도 길고, 또 추석 연휴라 친구에게 부탁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방문탁묘업체를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나는 9월 13일부터 19일까지 총 7일간 이용할 계획이었고, 우리 야옹이는 세상 사람 다 아는 최고 겁쟁이라 놀이 시간이 필요 없는 놈이다. 그래서 최대한 저렴하고 케어 내용이 간단한 업체로 고르고 싶었다. 대부분의 탁묘업체들 이용가격은 하루에 2만원 정도로 비슷했다.

내가 이용한 똥치우미는 라이트, 베이직, 패밀리 로 케어 단계가 나눠져있고 가격도 다르다. 화장실, 밥, 물 정도면 충분했던 나에겐 라이트가 딱 맞았고 이걸로 바로 예약했다. 아 그리고 똥치우미는 10회 예약하고 나면 1회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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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일이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걱정이 된 나는 똥치우미에 연락을 했다. 사실 나는 걱정되는 일에 대해 내가 만족할만큼 준비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편이다. ㅋㅋㅋ 똥치우미를 이용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게 사전방문이 안된다는 거였다. 

남의 집에 처음 와서 고양이를 돌보고 집안 살림들을 이용해야 하는데 사전방문 없이 텍스트로 전달한 내용만 보고 하는 게 쉬울 리 없다. 그래서 사전방문이 있는 다른 업체를 이용할까 엄청 고민하다가 그냥 전달사항을 최대한 자세히 적자, 하고 똥치우미를 선택했는데, 펫시터가 보고 있는 전달사항은 아래와 같이 아주 많이 축약된 버전이었다. 

똥치우미 이용 후기

내가 작성한 문서를 볼 수 없어서 인증은 못하지만 정말이지 나 전달사항을 최~~대한 자세하게 적었다. 구구절절 이렇게까지 써야 하나 싶을 정도로 빼곡하게 자세히 적었다. 유니참 화장실을 쓰고 있어 낯설 수 있으니 이 화장실에 대한 설명, 배변 처리 방법, 사료 급여량, 간식 급여량 등등. 

이걸 보내주실 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펫시터이고 전달사항을 내가 그렇게 길게 써서 보냈는데 한번은 읽었겠지. 다 읽고 나서 그 긴걸 들고 다닐 수 없으니 이렇게 축약한 거겠지, 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치우미 이용 후기

서비스 이용 첫날 다녀가신 펫시터분이 보내준 사진이다. 

그렇게 유니참 화장실에 대해 설명했는데 소변 패드가 어디 있는지 못 찾았다고 저렇게 화장실 옆에 패드를 펼쳐두고 가셨다. 고양이를 잘 아는 분들이라더니 거짓말이었나 싶었다. 응고형 모래만 사용해봤다고 해도 적어도 지나다니며 흡수형이나 유니참 구경이라도 해봤을 법한데... 아무튼 모르더라도 충분히 찾을 수 있게 나는 자세히 적어두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리고 내 경우 유니참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변은 모래가 묻지 않게 따로 골라내 변기에 버린다. 물론 이 내용 역시 자세히 적었음. 그런데 저녁 늦게 보내주신 풀 영상을 보니 모래를 제대로 다 떼지 않고 변기에 막 버리셨다. 변기 막혀서 뜯어내는 공사라도 해야하면 어쩌려고 그러신 건지. 

 

똥치우미 이용 후기

그리고 또 많이 답답하고 화가 났던 부분. 북어 트릿이다. 하......... 이건 심지어 축약본에도 버젓이 개수가 적혀 있다. 야옹이가 잘 나오지 않으면 그냥 사료 위에 1, 2개 정도 올려달라고 써놨는데 저렇게 트릿으로 산을 쌓아 주셨다. 안 그래도 평소에 간식을 거의 먹이지 않는 편이고 다이어트 중이기도 한데. 음. 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저걸 왜 저렇게 많이 주신 건지 모르겠다. 다음날 다녀가신 걸 보니 신나게 트릿 다 먹고 나서 무른 변을 본 것 같았다. 

 

똥치우미 이용 후기

아무튼.... 돌봄이 다 끝나면 이렇게 일지를 적어두고 가신다. 근데 이게 방문하면서 실시간으로 연락을 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돌봄이 다 끝나고 나면 사진을 한꺼번에 보내주고 '잘 다녀왔습니다' 하는 식이라서 불편했다.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셨으면 소변 패드가 어디 있는지, 뭐 그런 애로사항들이 있을 때 알려드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똥치우미 역시 다른 펫시터 업체들처럼 웹캠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내준다. 영상은 편집이 필요해서 저녁 10시쯤 보내주시는데 현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모두 촬영돼있다. 

나는 매일밤 이 영상을 보면서 ?????????? 이런 상태였다. 당황스러움과 약간의 분노? 그리고 답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밤 영상을 보고 나서 장문의 카톡으로 수정사항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었나? 영상을 보는데 사료통에서 평소처럼 사료를 담아 주시더니, 갑자기 베란다로 나가서 비상용 사료 포대를 열어 사료를 한컵 더 담아서 그릇에 놓으시는 게 아닌가? 그때 정말 최고로 황당해서 영상 보다가 얼음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왜 굳이 비상용 사료를 한컵 더 떠다가 주신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틀치 사료를 한꺼번에 주신 거다. 다음 날 안오시는 것도 아니고 사료통에도 사료가 충분히 있어서 비상용 사료를 꺼낼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 날 과식한 탓인지 다음날 영상을 보니 야옹이는 또 무른 변을 봤더라. 후..........

아 그리고 베란다로 나가는 창문을 열기가 힘들어서 내가 흡착식 손잡이를 붙여뒀는데, 펫시터 분이 첫날부터 그거 고장내심. 근데 사과는 커녕 이런 일이 있었다 라는 언급도 없었다. 이거 그냥 내가 영상 보다가 발견하고 뭐지? 했던 부분인데 왜 이런 부분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그냥 사과 한마디면 별 생각 없이 넘어갔을 텐데 그냥 모른 척하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지 았았다. 여행 끝나고 집에 돌아가보니 걍 손잡이 바닥에 떨어져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펫시터 분이 한번 바뀌었는데 바뀐 분은 무난했다. 적어드린 내용 그대로 해주셨고 딱히 문제 없었다.

 

장점

- 케어 범위 선택 가능 : 겁이 많아 놀이가 필요 없는 아이라면 라이트 버전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좋았다. 실제로 우리 야옹이는 7일 서비스 받는 동안 단한번도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렴한 가격 & 10회 이용시 1회 무료제공 : 라이트 기준 1일에 17,000원이다. 다른 업체에 비해 저렴함. 

- 그외 영상 촬영, 일지 작성, 환기 or 화분 물주기 등 간단한 요청사항 등은 다른 업체 모두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단점

- 사전방문 및 면담 불가 : 다른 업체들 중에는 최초 1회 사전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게 맞는 것 같음. 아무튼 똥치우미는 사전방문이 없다고 해서 돈을 더 내고서라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안되겠냐고 문의했지만 안된다고 하셨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렇게 엉망으로 하실 거면 그냥 사전방문 하셨으면 좋겠다. 

- 펫시터 자격증 및 신원 확인 불가 : 누가 내 집에 오는지는 알고 맡겨야 그나마 안심이 될 텐데 신원 확인을 전혀 할 수 없다. 반려동물 관리사 자격증도 확인하고 싶다고 했지만 개인정보 때문에 확인시켜드릴 수 없다고 함. 

- 동일한 펫시터로 이용 불가 : 기간이 길어지면 처음 방문한 펫시터와 다른 분이 오기도 한다. 나 역시 그랬음. 기껏 집에 적응했는데 다른 사람이 오면 또 처음처럼 헤매야 하고, 고양이도 낯선 사람한테 간신히 적응했는데 또 다른 낯선 사람이 오니 당황스러울 거다. 

- 실시간 피드백 불가 : 위에도 적었지만 실시간으로 방문 중에 연락을 주는 게 아니라 방문이 끝난 뒤에 한꺼번에 사진을 보내며 다녀왔어요, 하는 거라 피드백이 어렵다.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물어볼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펫시터가 혼자 판단해서 행동한 다음 통보하는 식임. 

- 기물 파손(?) : 이건.... 물론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적어도 얘기는 해주셔야지 않을까요? 고장내고 가신 게 그냥 손잡이라 참 다행입니다...^_^ 

 

처음으로 방문탁묘업체를 이용한 건데 매우 실망스러웠다. 네이버 후기에는 정말 좋은 말밖에 없던데 이거 다 알바인가 싶을 정도로 내 경우는 서비스가 엉망이었고 불만족스러웠다. 집사 친구들이 방문탁묘업체를 찾는다고 하면 똥치우미는 쓰지 말라고 뜯어말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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